왜, 남들은 이름만 들어도 힘들어 하는 카프카를 또 들추었을까?
이번 작업 카프카의 작품 "변신(Die Verwandlung)"은 나에게 세 번째이다.
처음으로 "변신"을 접한 것은 1986년인가 언젠가 현대무용을 하던 강송원 선배님이 "변신"을 공연했을 때 도와주었고, 두 번째로는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1994년에 1인극으로 "변신"을 만들어서 공연을 했었다. 그 때 "변신" 공연으로 1995년에 독일 DAAD 상을 받은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 1999년이 그 세 번째 작업이자 극단 그림연극의 창단공연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작가이면서 뭔가를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손에 잡는 것이 카프카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에는 실존주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가 깊게 늘리어져있다. 그것은 내가 항상 동경했던 세계이며 극단 그림연극의 연극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다.
21세기를 앞에 두고 있는 이 때에 다시 한번 '그레고 잠자'의 가족을 통해서 가족애는 무엇이며 붙잡아야하는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바로 그런 평범한 것을 그려보기 위해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이번 작업 동안에 여러 풍랑을 만났었다. 항상 느끼는 문제이긴 하지만 배우와 연습공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작업을 위한 대본은 직접 원본을 번역했고 부분은 원본의 내용을 압축 수정했다. "그레테"가 하숙생 앞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은 삶에 찌들인 아버지에 의해 딸이 매춘을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또 하나는 원본 2장 중에 "그레고"의 방에 가구를 끌어내기 위해 어머니와 그레테가 들어가 있는 장면에서 아직 살아있는 "그레고"를 앞에 두고 (죽었다는 의미로) "매일처럼 일하러 갔구나" 하는 식의 심리적 상황을 대사로 처리했다. 글로 쓰여진 문학예술을 그대로 무대에 형상화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밖에 많은 부분이 삭제되고 수정되었다. 앞으로 수정작업은 공연 하루 전까지라도 필요에 의해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