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주제는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외되며 외형적으로만 존재하던 한 인간이 의식적으로 자신을 가두고 있던 억눌린 자아에서 해방됨이다.
극의 진행은 언어가 중심이 되어 대사로 줄거리를 형성하는 사실주의연극의 방식을 부정한다. 그 보다는 무대에서 발생하는 그림을 통해 관객 스스로가 축적해 놓은 경험, 자신의 상상력과 이해력의 도움으로 각자가 느끼는 자신만의 줄거리를 만들어 간다. 이를 위해 극은 관객의 상상력을 보다 더 자극하고 이해를 돕기 위하여 애니메이션, 인형극, 그림자극, 음악적인 언어, 조명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표현 방법을 활용할 것이다. 소설 도입부의 난해한 부분과 시간이 경과하며 발생하는 사건들은 압축되어 위의 방법으로 처리된다.
작품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 날개"는 이상의 "날개" 그대로 무대에 일러스트레이션 하기 보다는, 주인공인 '나'의 상황 심경을 여러 방법으로 묘사하며 재구성한다. 이 때 이상의 시나 소설에서 상응하는 대목의 문장을 차용한다. 어느 예술행위이건 작품에 작가의 정신세계가 내재한다. 소설 "날개"는 이상의 문학작품이고, 극단 그림연극의 "날개"는 3차원의 무대에 새로이 형상화되는 재창작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에 작가의 정신이 배어들도록 연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