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푼짜리오페라

* 자료 2 - 『기둥서방 오페라』는 『서푼짜리 오페라』의 첫 완성본으로 『서푼짜리 오페라』가 초연(1928년 8월)되기 석달 전에 완성되었다. 『기둥서방 오페라』는 이후의 판본인 『서푼짜리 오페라』에 비해 게이의 원작 『거지 오페라』에 훨씬 가까운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브레히트와 바일은 『기둥서방 오페라』 완성 후 텍스트와 송을 대폭 수정하게 되며, 결국 제목도 포이히트방어의 제안을 받아들인 『서푼짜리 오페라』로 바꾸어 완성된 작품을 내놓는다.

『기둥서방 오페라 Ludenoper』 결말부

 

번역: 정민영

매키스 : 사랑하는 루시, 사랑하는 폴리,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은 이제 다 끝났어. 가세, 스미스. (문 쪽으로 간다. 창녀들이 소리내어 흐느낀다. 사람들이 그의 뒤에 둘러선다. 모든 배우들이 우왕좌왕 혼란스러워 한다. 매키스 연기자는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오른편 무대 안쪽에 대고 불만스럽게 말한다.)

매키스 연기자 : 이제 뭐지? 지금 내가 퇴장하는 거야, 뭐야? 이걸 공연 때 와서야 알게 되는 거군.

피첨 연기자 : 난 벌써 어제 이건 말로 안된다고 작가에게 말했어. 이건 정말 웃기는 비극이야, 만족할 만한 멜로드라마도 아니고 말야.

피첨 부인 연기자 : 나도 마지막 장면에 목 매달리는 건 정말 역겹다고 생각해요.

작가의 목소리 : (오른 쪽 무대 안에서) 작품은 그렇게 씌어졌어, 그냥 그렇게 해.

매키스 연기자 : 그렇게? 그냥 그렇게 하라고? 당신 역할이나 제대로 하시지! 뻔뻔하긴!

작가의 목소리 : 그 남자가 교수형 당하는 건 그냥 진실이야. 당연히 그는 교수형을 당해야지. 여기서 난 절대 타협하지 않을 거요. 인생에서 그런 것처럼 무대에서도 그런 것이오. 이제 그만 합시다!

피첨 부인 연기자 : 그만 하자고?

피첨 연기자 : 연극에 대해선 전혀 모르시는군. 진실이라니!

매키스 연기자 : 진실이라! 그것 또한 연극에서는 멍청한 거요! 누구에겐가 더 이상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으면 그게 진실이지. 당신은 여기 오신 분들이 진실을 보려고 8마르크나 냈다고 생각하시는 거요? 이 분들은 진실을 보지 않는 대가로 돈을 낸 거란 말요.

피첨 연기자 : 그래요, 그러니까 결말부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 작품이 이런 식으로 끝나게 할 수는 없어요. 자, 제가 모든 연기자들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작품이 이런 식으로 공연될 수는 없습니다.

작가 : 그러면 여러분들께서 제 멋대로 그 똥 같은 걸 하셔야 하겠군.

매키스 연기자 : 물론 우리가 하지.

피첨 연기자 : 우리가 여기에서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최상의 결말을 찾지 못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거요.

피첨 부인 연기자 : 그러면, 우리 열 문장 뒤로 가보죠.

피첨 : (부드럽게) 그렇기에 적의는 없소이다, 적의는 없어요.

매키스 : ... 날 몰락시켰습니다. 나는 추락하겠소. 하지만 여러분 모두에게, 이렇게 이 슬픈 곳에, 이렇게 엄청나게 모이신 모든 분께 드리는 제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십시오. 모든 문과 감옥의 모든 창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창문을 통해 구경꾼들이 차지하고 있는 나무 꼭대기가 보인다. 그는 프랑소아 비용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담시를 노래한다.)

스미스 : 자, 매키스 씨.

폴리 : (그의 목에 매달려 한탄하며) 결혼하객도 없었는데, 이제서야 하객을 모시게 되는군요.

루시 : 저 또한 당신의 아내가 아니라면, 매키....

매키스 : 사랑하는 루시, 사랑하는 폴리,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은 이제 다 끝났어. 가세, 스미스. (그 순간 브라운이 축제 제복을 입고 헐떡거리며 급히 뛰어든다)

브라운 : (숨을 헐떡이며) 멈춰! 여왕님의 전갈이오, 멈추시오! (연기자들 사이의 웅성거림, 때때로 "여왕님의?"라고 놀라는 말소리도 들린다.)

브라운 : (뒤쪽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종소리요! (앞쪽을 향하여) 대관식에 즈음하여 여왕께서는 매키스 대위를 즉각 석방토록 명령하셨소.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동시에 그는 이제 세습 귀족이 되며 (환호) 마르마렐 성과 일만 파운드의 종신 연금을 수여 받습니다. 여기 계신 신랑신부에게도 여왕께서 왕실의 축하를 전달하도록 하셨습니다.... 신랑신부는 어디 있죠?

피첨 부인 : (다른 사람들을 밀며) 신랑신부라잖아요!!!

(창녀들과 강도들, 그리고 거지들이 쌍을 만든다. 머뭇거리며 신중하게 자기 파트너를 고른다)

피첨 :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모든 게 다 잘 됐군, 노총각 양반!

피첨 부인 : 이제 모든 게 다 제자리를 찾았군요. 그러니 모두 이 자리에서 가난뱅이 중 최고 가난뱅이 송가를 부릅시다. 그들의 어려운 인생살이를 오늘 우리가 보여주었지만, 현실에선 그들의 종말이 비참한 법이죠. 왕의 말 탄 사신이 오는 일은 거의 없고 짓밟힌 사람들이 다시 짓밟는 단 말이죠. 그러니 불의를 너무 박해하지는 말아요.

모두들 : (오르간에 맞추어 노래한다)

불의를 너무 박해 말아, 금세

추위에 절로 얼어죽으니

비탄 소리 울리는 이 골짜기

어둠과 추위를 생각하세요.

피첨 부인 : 이제 웨스트민스터를 향해 출발!

(끝)

번역 텍스트: GBA, Bd. 2, 430-4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