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연출의 글

작, 연출: 이현찬 (극단 그림연극 대표, 연출가)

수확의 계절 가을에
그렇게 열매를 맺으려고 꽃을 피우려고
나를 보호하고 있던, 그러나 너무 두텁게 감싸고 있던
자아와 통념의 껍질을 땀방울로 하나하나 벗어 던지고
수많은 반짝이는 눈망울의 시선을 받으며
연극이라는 새 옷을 갈아입고
나는 대학로 한 복판에 다시 태어났다. 대학로에 서 있는 가장 적게 먹은 나는 68이요
가장 많이 먹은 나는 90이니 평균 나는 73
태어난 곳도 먹고 자란 양분도 제각각
각각의 형태처럼 성질도 세모 사각 원으로 천차만별
다양하니 여러모로 안성맞춤
교양과 인성을 더하니 체력만 필요하다.

이제야 호흡하는 방법도 알았고
살아있음을 만끽할 때
안개가 거치 듯
맑아지는 동공 속으로 꿈은 현실마냥 다가왔다.

고생 많았지요. 어르신들?
존경합니다.
꾹 참고, 뛰어주셔서 감사합니다.